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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기 癌과 싸우는 의사들] (2) 한만청 전(前)서울대병원장(간암.폐로 전이)

전기실무교육원 2010. 8. 1. 21:38
[자기 癌과 싸우는 의사들]

 
(2) 한만청 전(前)서울대병원장(간암.폐로 전이)


 “대체요법등 쓸데없는 藥 먹지 말라”


 
 


한만청(韓萬靑·71) 전(前) 서울대병원장은 1998년 간암으로 오른쪽 간 거의 전부를 암과 함께 잘라내는 대(大) 수술을 받았다. 그것으로 끝날 것 같았던 암과의 싸움은 간암이 폐로 전이되면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말기 암을 이겨냈다. 그의 암 투병기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책은 암환자들의 필독서가 됐다.



◆어쩌다가 암에 걸렸나

그의 간암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그는 간암 등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유명 방사선과 의사였다. 간암이 처음 발견된 것도 우연이었다. 1996년 병원장 시절 자신의 주도로 문을 연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하던 중, “원장님이 만든 곳에서 건강검진 한번 받아 보라”는 주위의 권유를 받고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거기서 1.5㎝짜리 간암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처음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 크기면 당시 하던 고(高)농도의 알코올을 간암에 주사로 직접 찔러 넣는 방법으로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간암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98년 시행한 복부 CT 사진을 본 한 원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 우측에 14㎝나 되는 암덩어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병원장 일에 방사선 의학교육 자료를 정리하느라 무리를 한 데다 불규칙한 생활에 술을 자주 먹었으니, 간에 나쁜 일은 다 했다”며 “설마 하는 생각에 내 건강을 과신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치료 전략을 짰나

그의 암 투병 전략은 치밀했다. 우선 감투나 명성보다는 최신 의학지식과 기술에 통달한 의사를 찾았다. 암 수술은 누구, 항암 치료는 누구, 이런 식으로 병원을 불문하고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를 찾아다녔다.

그는 “암 치료 의사는 다양한 최신 치료법을 알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의사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즉 의사가 자기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환자의 이익을 위해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 등 다른 진료과 의사에게 환자를 적시에 보내는 ‘열린 의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역설적으로 좋은 의사라면 불친절하거나 반말을 써도 상관없다고 했다. 존댓말이 병을 고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암 전문가의 간암 투병 생활은 어땠을까. 그는 “의사를 고른 후에는 전적으로 의사를 믿었다”며 “병세나 치료 과정에 대해 담당의사가 말하기 전에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암 투병 자세는

한 원장은 나을 수 있다는 본인의 의지가 ‘암이라는 친구’를 자기 몸에서 떠나 보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기도를 해주면 그럴수록 그것에 의지하는 마음이 생겨 종교도 갖지 않았다”며 “암 투병은 의지의 싸움인데 우선은 스스로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항암제로 토하고 실신을 할 때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꺼내 읽었다고 한다. 재발하는 암의 공포를 그는 상어와 싸우는 소설 속의 노인의 투지로 극복한 것이다.

대체의학이나 보완요법에 의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항암치료가 끝나자 친지들이 백두산 녹용이다 뭐다 오만 것을 다 가져왔으나 하나도 먹지 않았다”며 “그런 영양제나 식품에는 보존제, 가공제, 염색 물질, 고정제 등이 있고 그런 것은 간에 해롭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보완요법이 건강에 좋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암을 고치는 것은 절대 아니라며 현대의학만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암 투병을 하고 나서 보니

그는 “그전까지는 내가 가족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했는데 병을 앓고 보니 가족들이 나를 보호하면서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이 바빠 가정적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의 세 딸과 아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번갈아 가며 그의 병실을 지켰다고 한다.

한 원장은 현재 6개월마다 하는 암 재발 여부 검진을 받고 있다. 그는 “암을 이겨낸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검진 날짜가 다가오면 두려움을 느낀다”며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 앞으로 최소한 6개월은 더 살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많고 바쁜 사람일수록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며 “항상 신선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은 분수에 맞는 것을 하며 쓸데없는 약을 먹지 말라”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블로그)doctor.chosun.com)

<그래픽> 한만청과 암
출처 : 러~브 러~브
글쓴이 : 우~야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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